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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6 디자인 사용자
  2. 2011.07.01 예측가능성

디자인 사용자

memo 2011.07.26 17:47
디자인에 관련된 계몽적 혹은 계도적 글에서
'클라이언트'가 아닌 '사용자' '독자' 등의 표현을 자주 발견한다.
나 또한 자주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문득,
'사용자가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말하는 포괄적 의미의 사용자란 과연 누구인가?

30/40대 독자, 중산층의 독신 여성, 저학년 어린이 등등
'사용자'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표현이 흔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30/40대 독자'란 과연 누굴 말하는 건가
떠올려보면 상당히 혼란스럽다.
30/40대 독자는 너무나 많다. 그들을 과연 '사용자'라 말할 수 있을까?
좀더 구체적으로 '사용자'를 설정하면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구체적으로 '사용자'를 규정하는 표현들을 많이 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구체적으로 나열할 수도 없다. 가령 아래 처럼
'30대 월 수입 300만원, 미혼, 서울거주, 전세, 긍정적, 숏다리, 안경을 낀, 주량 소주 1병....

어쩌면 디자이너가 말하는 사용자는
디자이너 안에 내재된 경험과 편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오래된 진리처럼
실제로 한명의 인생이나 생각도 경험하기 벅찬 우리네 삶에서
무슨 수로 '사용자'란 포괄적인 인간상을 가늠할 수 있단 말인가...
가상으로 설정된 사용자를 위하는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글을 정당하게 갈무리 짓기 위해 '사용자'란 표현을 남발하지만
이것이 디자인 분야에 또 다른 공허한 레토릭을 낳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어쩌면 디자인에선 천박한(?) 클라이언트(의뢰자)란 표현이
더 순수하고 정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왜냐면... 우리(디자이너)는 그들을 훨씬 잘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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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geryoonz


예측가능성

memo 2011.07.01 15:53
세상은 언제든 접속가능하고 표준화된 정보 루트를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보는 매 순간 업데이트 된다.
새로운 현상에는 늘 새로운 정보가 뒤받침한다.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정보가 흘러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페이스 북 등의 SNS를 보면되고
어떤 증상에 대해 알고 싶다면 네이버의 지식 in을 검색하고
뉴스는 이미 온라인에 넘쳐나고
영화를 보고 싶으면 각종 사이트에서 평점을 검색한다.

이런 정보는 선택의 기준을 제시한다.
최소한 최악의 선택을 피할수 있게 해주며
우리가 그 정보를 신뢰하건 신뢰하지 않건
어떤 선택에 앞서 예측가능성을 높혀준다.
신뢰 있는 정보 앞에서는 그대로 믿으면 되고
신뢰 없는 정보 앞에서는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되고
언제든지 내 생각을 그 사이트에 업데이트 시킬 수 있다.

모든 것이 예측가능해지는 세상이 참 편리하긴 하지만
왠지 무섭기도 하다.
예측 불가능이 주는 모험과 쾌감, 그리고 행복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영화를 보고
200% 이상의 엄청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평점과 평가를 살피고 영화를 보기 때문에
대부분 어떤 기대감에 영화를 접한다.
그 기대감의 만족도는 늘 80%를 밑돈다.
자칫 스포일러라는 똥을 밟으면 기분이 더럽기도 하다.

이제 좋든 싫든 예측가능성은 우리 삶에 일상이 되었다.
이 예측가능성에 길들여진 일상은 모든 것을 대형화 계급화 시킨다.
대형마트에 가면 뭐든지 살수 있고,
대형서점에 가면 무슨 책이든 구할수 있다는 점,
대형기업은 뭐든 만들수 있을 것 같은 점,
대형언론의 정보는 왠지 신뢰할 수 있다는 점,
대형은행은 왠지 믿고 돈을 맡기거나 빌릴 수 있다는 점,
높은 분은 왠지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일 것이라는 믿음,
돈 많은 사람은 왠지 행복할 것이라는 부러움,
공부 많이 한 사람은 왠지 인격적으로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기대 등등
우리는 모든 것은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대형마트나 서점 등에 가면 밖에 날씨가 어떻든
비슷한 습도와 온도 등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예측가능한 곳에서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엄청난 불쾌감을 갖게 된다.
높은 사람들의 비도덕적 행동에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그들이 예측가능성의 범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갑자기 푹푹찌는 여름에 대형마트의 에어콘이 고장난 것처럼...

최근 케이블 TV에서 다시 본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런 예측가능성의 조작성과 부정확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말하진 않겠다.
범죄예방을 위해 체포된 사람들을 다시 재평가하고 석방되었다는
나래이션으로 그 영화는 끝난다.
우리는 늘 미래를 보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예측가능성에 대한 맹신은 당연하다.
예측가능성은 많은 측면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보여주지만
그늘이 존재하고 있음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예측가능성에 오는 지루함과 일탈이
훨씬 더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상황을 악화 시킬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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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geryo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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