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bc.net.au/news/events/japan-quake-2011/beforeafter.htm 
(일본 대지진 사진입니다.)

신문에서 일하는 저는 요즘 '일본 대지진'에 의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사건의 경우 신문사들간의 그래픽 싸움이 거의 전쟁 수준입니다.
오전에 타 신문의 그래픽과 팩트(사건, 보도내용) 등을 확인하고 
우리 신문이 무엇을 놓쳤는지 또 무엇인 부족한지를 깨닫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3D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그래픽 구성에 눈이 휘둥그래져 내용과 뉴스를 망각하기도 합니다.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현실을 망각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그래픽을 만들고 있지 않나...
자연이 만든 재앙, 또 인간이 만든 인재가 겹치고 겹쳐 일어난 하나의 사건에
제 욕심이 앞서 타신문과의 경쟁에 눈이 멀어
디자인(정보그래픽)의 또 다른 재앙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조용히 뉴스들을 확인하며 자연 앞에 숙연히 고개를 숙입니다. 

오늘, 지금까지 했던 그래픽들을 돌아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래에 이런 저런 생각들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 
문명과 자연 그리고 인간


자연이 문명을 쓸어가는 순간을 보며 경악했다.
우리는 문명이 자연에서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 
그리고 자연은 수차례에 걸쳐 경고를 보냈지만
문명은 그 경고를 무시한채 자연을 도외시한 문명만을 키웠다.



자연은 문명을 무자비하게 쓸어갔다.
자연이 문명을 삼킬때는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문명이 만든 순서와 순위는 자연앞에서 무색했다.
문명은 자연의 무자비함을 보면서도 숙연해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자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경제 이야기를 앞세우고 있다.
심지어 타인의 아픔을 보고 경쟁을 고취시키는 표현도 서슴치 않게 쓴다.
이기심이 앞선 인간이기에 그런 것일까?
이런 인간성은 어디서 온 것일까?
결국 문명이 만든 인간성은 그 천박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인간도 자연이다. 
자연이 만든 인간성이 있다. 
지진 피해 지역에는 수많은 도움의 손길이 끊이질 않는다. 
방사성물질 피폭의 위험에 그 지역을 떠나려는 수많은 발길에도 불구하고
피해지역을 도우려 오는 수많은 발길도 있다.

뉴스에서 한 영국 소방관의 인터뷰는 인상적이다.
"아직 희망을 보지 못했지만,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가족을 찾는 목소리에 각종 소셜네트워크와 미디어들은 반응한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가족을 찾으면 같이 눈물을 흘린다. 기쁨과 희망의 눈물을...
서로 돕고 서로 위로하고 전세계에서 서로의 고통에 공감한다. 


문명은 인간이 만들었다. 
인간은 자연이 만들었다.
문명이 자연과 인간의 간격을 벌려놓았지만
자연에 의해 문명이 파괴되어 사라진 현장에는 
자연의 인간이 회복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문명 속에서는 문명의 인간들이 주판을 두드린다.



민영화 도쿄전력이 4조원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초기조치를 하지 않았기에 방사능 위협을 키웠다는 보도를 접하며 
절박하지 못한 문명화된 인간의 어리석을음 또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절박한 자연 인간의 따뜻함도 동시에 확인한다. 


'그린'을 언급하면서 나는 세가지를 꼽는다. 
'자연' '인간성 회복' '민주주의'
이번 사건을 겪으며
나에게 '민주주의'라는 인간이 만든 '문명적 가치'는 재고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성 회복'이라는 문제 또한 어떤 틀에서 볼 것인지 다시 재고하게 된다.
자연을 보호하고 아끼자는 나의 오만한 주장을 재고하게 된다. 
자연 앞에 모든 것이 무력해지는 요즘이다.  

'eco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을 믿지마라  (0) 2011.04.01
일본 대지진을 보며....  (0) 2011.03.20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 _ 라다크  (0) 2011.02.24
자본주의 그리고 배고픔  (0) 2011.02.21
'나눔의 역할'이 세상을 바꾼다  (0) 2011.02.20
노후  (0) 2011.01.30
Posted by tigeryoonz